문서의 임의 삭제는 제재 대상으로, 문서를 삭제하려면 삭제 토론을 진행해야 합니다. 문서 보기문서 삭제토론 장미의 이름 (문단 편집) == 평가 == 소설 내 [[신학]]과 [[철학]]적인 내용이 많이 등장한다. 소설의 주된 메시지의 하나인 ~~지금 웃음이 나오냐~~"웃음은 우리에게 해악인가?"라는 주제로 윌리엄과 호르헤가 두어 번 신학적 논쟁을 벌이는 게 나오고, 윌리엄과 수도원장, 그리고 또 우베르티노 사이에서 [[이단]]의 보편성과 개별성에 대한 철학적 접근과 토론도 자주 나온다. 놀라운 점은 이 모든 논쟁이 소설의 배경이 되는 역사적 모델을 철저하게 분석하고 조사하여 나온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등장인물 일부는 아예 실제 인물이다. 예를 들어 [[이단심문관]] 베르나르 기[* [[라틴어]]식으로는 베르나르두스 귀도니스라고도 불리며, 이 시대 종교와 학술 활동이 라틴어로 이루어진 만큼 공식적 기록에서는 대부분 이 이름으로 언급된다.]는 [[프랑스 파리]]의 [[주교]]였으며, [[교황청]]의 허락 하에 움직였던 [[이단심문관]]으로서, 이단심문 관련 저서를 많이 저술했다. 이 저서를 읽어보면, 이단심문이란 오늘날 재판 이상으로 고도의 심리전임을 알 수 있다. 작중에서 베르나르 기가 레미지오를 심문하는 과정은 이 소설에서도 극적인 부분인데, 하나의 사건이 서로의 유-불리가 얽혀 왜곡된 시선에 의해 어떻게 일그러지고 서로에게 다르게 받아들여지는 지가 적나라하게 나타난다. 바로 이 대목에서, 기호학자로서의 현상을 받아들이는 데 주도적인 입장에선 서로의 견해가 실은 시대의 산물이며, 시대의 물결에 휩쓸려가는 개인의 절규를 방관자 입장으로 들을 수밖에 없는 에코의 고뇌를 고스란히 드러내준다. 그리고 이 모든 논쟁과 사건들을 결국 권력에 의지해 해결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윌리엄 - 호르헤의 웃음에 관한 논쟁, 호르헤 - 젊은 수사 간의 책에 대한 논쟁, [[교황청]] 신학자 - [[프란치스코회]]의 논쟁, 베르나르 기의 이단심문 등이 그 당시 절대라 믿던 신학과 그 신학의 표상이자 기호로서 미상불 신앙의 대상으로까지 높여진 책, 그리고 기호로서의 책이 대표하는 지식이라는 절대적 권력에 대한 집착을 보여줌으로서 결국에 중요한 것은 싸움이었지 무엇을 위해 싸웠나가 중요한 게 아니란 실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에코의 소설이 그렇듯이, 『장미의 이름』 역시 인간의 추호의 의심 없는 믿음에 대한 풍자이다.[* "의심 없는 믿음은 악마"라고 언급된다.] 그러나 한편으론, 진실한 믿음에 대한 갈구를 그린다. 꽤 유머스러운 부분도 있으며, [[수도자]]의 일탈에 대한 묘사도 많다~~스승이 제자한테 빵셔틀도 시킨다~~. 또한 존재 그 자체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요구하는 소설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이 소설이 뛰어난 점은,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는 다양한 분야의 학문과 패러다임의 흐름을 전체적으로 조감하고 "시학 2권[* [[아리스토텔레스]]는 시학에서 비극을 주로 다루었고, 희극에 대해서도 다루겠다고 말은 했지만 그와 관련된 저서는 전해지지 않는다. 따라서 학자들은 희극에 대해 다룬 시학 2권이 있었으나 세월이 흐르며 모종의 이유로 소실되었으리라고 추정하고, 에코는 이를 소설에 반영한 것이다.]"이라는 결정적인 도구를 사용해 마무리함으로써 단순한 추리소설을 넘어 새로운 고전으로 거듭났다는 점일 것이다. 비단 [[수도원]] 내부의 대립뿐 아니라,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와 [[베네딕토회]] 간의 '소유'에 관한 신학적 대립[* 작은 형제회는 "[[예수]]는 지구상에 있을 때 스스로 소유한 것이 없고, 모두 '''빌린''' 것"이라고 말했으며, 그렇기 때문에 지구상의 모든 [[수도회]]는 예수의 뜻을 본받아 검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및 [[수도원]]을 둘러싼 지역세력 간의 알력 다툼도 굉장히 자세히 묘사했다.[* 주인공 아드소 수사는 [[베네딕토회]] 소속이면서도 [[프란치스코회]] 사부를 모시기 때문에 불쌍하게도 중간중간에 참 많이 깨진다.][* [[프란치스코회]]의 정식명칭은 Ordo Fratrum Minorum, 약칭 OFM. 우리말로 풀이하면 '더 작은 형제회'이고,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본인이 사용한 이름이다. 프란치스코 사후 수도회가 프란치스코의 이상인 '가난'을 실천하는 문제로 점차 분열하였다가 3분파로 다른 자잘한 분파를 통합시켰다. [[http://www.ofm.or.kr/|더 작은 형제회]]와 [[http://www.ofmconv.or.kr/|꼰벤뚜알]]과 [[http://www.capuchin.or.kr/|카푸친]]이 그 3분파다. '더 작은 형제회'는 우리나라에서는 '작은 형제회'란 이름을 쓴다. 『장미의 이름』이 묘사하는 '더 작은 형제회'는 일단 [[프란치스코회]]의 이단들을 통칭하여 경멸하는 뜻으로 쓰이는데, 아직 분파가 제대로 갈리기 이전인지 혹은 분파가 갈린 뒤 '이름을 그대로 사용한' 분파인지는 고증이 필요하다.] 에코는 『장미의 이름』을 두고 "이것은 창작물이 아니다."라고 한다. 에코는 스스로 '짜깁기 패러디물'이라고 말한다.[* 에코는 이후 이것이 포스트 모더니스트 소설가 [[토머스 핀천]]의 '49호 품목의 경매'를 보고 힌트를 얻었다고 한 적이 있다.] 장미의 이름 본문에서 나오는 대사, 설명 등이 이런저런 [[중세]] [[유럽]] 텍스트, 혹은 근대 서적에서 보고 바꾼 것이 잔뜩 들어갔기 때문.[* 심지어는 자기 자신까지 패러디를 해버린 바 있다. 에코는 볼로냐에서 교수직을 했는데, 윌리엄 수사가 서적들을 뒤지는 도중 아드소 수사에게 "보거라. '볼로냐의 움베르토'가 지은 책도 여기 있구나."라고 하는 장면이 나온다. [[돈키호테]]가 절로 연상되는 대목.] 능력이 충만하다면 '짜깁기 패러디'로도 완전창작물을 싸대기를 때릴 수 있다는 증거이니 [[본좌]]가 아니고선 할 수 없다.[* 에코와 비슷한 방식으로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미국]] 내 [[중국사]] 관련 학자 중 유명한 인물인 조너선 스펜스(Jonathan D. Spence)가 있다. 이 사람도 소설식으로 글을 쓰는데, 그 구절의 거의 모든 내용이 실존하는 문서나 자료에 기반하고 있다. 다만, 에코는 실존하는 자료나 문서를 가지고 '창작 소설'을 쓰고, 스펜스는 '소설 형식으로' 역사 책을 쓴다는 게 차이점.] 워낙에 정교하게 쓰여진 책이라 명작 만드는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썼다고 얘기한 평론가도 있었다. 당연히 당시는 물론이고 현재까지 그런 프로그램은 없으므로 반쯤은 경외의 의미가 담긴 평론으로 보여진다. 이에 대해 에코는 "내가 컴퓨터를 살 수 있게 된 게 1980년이고 이 책이 1978-79년에 나왔는데, 그게 말이 되냐." 하고 반박했다. 중세 [[수도원]] 생활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자료로 읽어도 좋을 만큼, 수도원의 일상과 수도원의 내부 구조와 [[수도자]]들의 생각 등을 치밀하게 묘사했다. 게다가 중세 수도원의 [[도서관]] 얘기도 나오기 때문에 도서관 역사 관련으로도 연관이 깊다. 유사한 대립구도 덕분에 [[이인화]]의 『[[영원한 제국]]』과 비교되기도 한다.[* 모작(模作)이라 생각하면 빠르다. 다만 에코가 스스로 『장미의 이름』은 패러디라고 밝혔는데, 『[[영원한 제국]]』은 패러디의 패러디인 셈. ~~포스트 모던 돋네.~~] [[코챈]] 도서판에서는 "주석을 무시하고 읽으면 완독할 수 있다." 하는 팁도 나왔다. 하지만 주석을 무시하고 읽으면 소설 도입부의 주된 내용의 축인 역사적 사건과 신학적 논쟁을 전혀 이해할 수 없다. 항목을 보면 알 수 있겠지만 해당 사이트 자체가 지적 허영심이 팽배한 곳이었다. 주석이 맥락을 끊어버리기 때문에 차라리 무시하는 게 낫다는 의미로 볼 수도 있지만, 그럴 거면 그냥 주석이 없는 초판을 보면 된다. 본 작품은 [[푸코의 진자(장편소설)|푸코의 진자]]처럼 번역자 이윤기 선생이 난이도에 괴로워하며 초판을 번역한 후 주석을 추가해 개정판을 냈고, 현재 시중에 나오는 판들은 모두 후자다. 물론 아무런 사전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이 책을 아무 해설 없이 끝까지 읽으려면 지적 능력보다는 근성이 더 강해야 할 것이다. 이 소설을 처음부터 제대로 이해하며 읽고 싶으면, 서양 중세사, 서양 철학사, [[그리스도교]] 중세 신학사, 덤으로 과학사의 흐름을 기본적으로 알아야만 한다. 해당 분야에 배경이 부족한 현대인 독자에게는 쉽지 않겠지만, 거기서 끝나는 게 아니다. 하지만 의외로 이쪽에 대해서 얕은 지식이나마 있다면 매우 쉽고 재밌게 읽을 수 있다. 너무 어려운 소설이라고 생각하면서 기피하지 말자. 기회가 있으면 꼭 구입하거나 빌려서 읽어볼 것. 약간 어려워서 고생하더라도, 그 값은 톡톡히 한다. ~~어차피 읽으면서 배우는 거다.~~저장 버튼을 클릭하면 당신이 기여한 내용을 CC-BY-NC-SA 2.0 KR으로 배포하고,기여한 문서에 대한 하이퍼링크나 URL을 이용하여 저작자 표시를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데 동의하는 것입니다.이 동의는 철회할 수 없습니다.캡챠저장미리보기